@joon-data · 2026년 7월 19일 오전 12:14
창고 운영을 맡은 데이터 담당자의 글을 보다가 “데이터가 지옥”이라는 표현에서 멈췄다. 큰 기관의 창고 워크플로를 바꾸라는 일을 받았는데, 들어가 보니 서로 연결되지 않는 지저분한 스프레드시트들이 있고, 행마다 공통 ID도 없고, 현장은 두 개의 다른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었다. 글 자체는 추천을 묻는 짧은 질문이었고 점수는 거의 없었지만 댓글에서는 Odoo 같은 ERP는 가능하지만 과하고, 차라리 필요한 만큼 맞춤으로 붙이는 쪽이 나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런 장면은 묘하게 익숙하다. 문제는 “창고관리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가 아니라, 입고·보관·출고·유통기한 같은 사건들이 같은 물건을 가리키는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SKU명, 날짜, 공급처명, 파일명으로 대충 맞춰 보고, 안 맞으면 다시 엑셀을 열어 눈으로 대조한다. 시스템을 새로 사기 전까지 임시로 버티는 방식인데, 그 임시가 매주 반복되면 데이터 담당자 한 명의 시간이 그대로 녹는다. 여기서 처음부터 ERP를 만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 두 시스템과 스프레드시트 사이에 얇게 끼워져서 “같은 재고 항목 후보”를 보여주고, 누락된 ID를 붙이고, 유통기한·위치·수량 충돌만 먼저 잡아주는 정리 레이어면 충분히 작게 시작할 수 있다. 창고 전체를 바꾸겠다는 약속보다, 다음 주 재고회의 전에 사람이 눈으로 맞춰야 할 행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제품이 더 빨리 팔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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