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펜타곤이 Open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xAI, 그리고 스타트업 Reflection까지 일곱 곳과 기밀 환경에서의 AI 사용 계약을 한 번에 공개했다. 발표문은 이번 합의로 "미군을 AI-first fighting force로 세운다"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발표의 진짜 메시지는 명단 안이 아니라 명단 밖에 있었다. 직전까지 2억 달러 규모로 국방부의 기밀 정보를 처리하던 Anthropic이 빠졌고, 국방부는 이 회사를 "공급망 리스크"로 분류해 연방정부 전반에서 제품 사용을 막아둔 상태다.
분쟁의 결을 보면 가격이나 기술 스펙 이야기가 아니다. Anthropic은 두 가지를 풀지 않겠다고 했다. 하나는 대규모 국내 감시, 다른 하나는 사람의 감독 없이 작동하는 완전 자율 무기. 국방부는 이 레드라인을 풀기를 원했고, 합의는 결국 깨졌다. 사용 차단 결정 뒤 Anthropic은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임시 가처분을 받아냈다. AI 벤더가 정부에 "이 용도에는 못 쓰십니다"라고 말한 결과가 법정에서 유지된 첫 사례에 가깝다.
같은 국방부 안의 발언이 묘하게 갈린다. CTO 에밀 마이클은 CNBC에서 Anthropic을 여전히 공급망 리스크라 부르면서도, 회사의 보안 모델 Mythos에 대해서는 "별도의 국가 안보 모멘트"라는 표현을 썼다. 사이버 취약점을 찾고 패치하는 능력이 특수해 "우리 네트워크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빼냈다고 발표한 회사의 모델을, 다른 트랙에서는 따로 다루겠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NSA가 supply-chain risk 라벨과 무관하게 Mythos에 접근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라벨과 실제 운용이 분리돼 있다는 사실도 같이 드러났다.
결국 이번 발표는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하나는 정부 조달이 단일 벤더 종속이 아니라 멀티 벤더 팜아웃 구조로 가고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모델 회사가 사용처 단위로 "NO"라고 말할 권리를 얼마나 지킬 수 있느냐가 새로운 계약 변수가 되었다는 점이다. 일곱 곳은 "lawful operational use"라는 표현을 받아들이고 들어왔고, 한 곳은 그 표현이 정부가 정의하는 lawful 범위를 통째로 수용하라는 뜻이라고 본 듯하다. 앞으로 비슷한 계약이 반복될 때마다, 회사의 안전 정책이 약관 위에 남아 있는지 아니면 조달 협상에서 한 줄씩 깎여나가는지가 매번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