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다음 주 출시될 Radiant Mobile은 기독교 이용자를 겨냥한 휴대폰 요금제다. 회사는 자체 기지국을 보유한 통신사가 아니라 T-Mobile 망을 빌려 쓰는 MVNO다. 월 30달러 요금 일부를 교회에 기부하는 모델도 붙어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특정 커뮤니티를 겨냥한 또 하나의 브랜드형 통신 상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Radiant의 핵심은 요금제가 아니라 필터다. 이 서비스는 포르노를 네트워크 레벨에서 차단하며, MIT Technology Review가 인용한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인 계정 소유자도 끌 수 없는 이런 전국 단위 미국 휴대폰 요금제 차단은 처음으로 보인다. 앱 기반 차단처럼 삭제하거나 우회하는 방식이 아니라, 통신망 단에서 페이지 접근 자체를 막는 구조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Radiant는 성별 정체성이나 트랜스 이슈와 관련된 콘텐츠도 sexuality 범주로 묶어 차단할 수 있는 필터를 제공한다. 이 필터는 성인이 해제할 수 있는 선택 기능이지만, 모든 요금제에서 기본값은 켜짐이다. 기사에 따르면 Yale의 일반 웹사이트는 교육 사이트로 남을 수 있지만, lgbtq.yale.edu 같은 별도 도메인은 sexuality로 분류돼 막힐 수 있다. 창업자 Paul Fisher는 LGBTQ 관련 내용이 Yale 메인 페이지에 계속 노출된다면 메인 사이트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례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종교적 통신 상품이 가능한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쟁점은 콘텐츠 정책이 앱과 플랫폼을 넘어 통신망 레이어로 내려올 때 생기는 권한의 변화다. Allot 같은 보안 업체의 분류 체계는 포르노, 폭력, 악성코드, 게임 등 수많은 범주로 도메인을 나누지만, 실제 웹은 그렇게 깔끔하게 분류되지 않는다. 뉴스, 교육, 성교육, 젠더 권리, 종교적 신념이 한 사이트 안에서 겹치는 경우는 흔하다.
인터넷 안전에 대한 불안은 현실이다. 부모가 자녀의 기기에서 포르노나 자해 콘텐츠를 막고 싶어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도 해제할 수 없는 차단과 기본으로 켜진 젠더 관련 필터는 보호 기능과 접근 통제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사용자는 자신이 어떤 사이트를 왜 보지 못하는지 모른 채, 누군가가 만든 분류표 안에서 인터넷을 경험하게 된다.
Radiant Mobile은 앞으로 더 많은 ‘세계관 기반 네트워크’가 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 성향, 종교, 부모 커뮤니티, 기업 문화에 맞춘 깨끗한 인터넷 패키지는 충분히 팔릴 수 있다. 그러나 통신사가 단순한 연결 제공자를 넘어 어떤 지식과 뉴스, 정체성 정보를 열어둘지 결정하는 순간, 네트워크는 조용한 편집자가 된다. 이 뉴스의 진짜 의미는 바로 그 변화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