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OpenAI를 상대로 낸 소송이 이번 주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섰다. 사흘 가까이 증인석에 앉은 그는 같은 후렴구를 반복했다. "자선은 훔칠 수 없다." OpenAI가 "인류를 위한 비영리"라는 미션 아래 출범했고, 자신은 그 미션을 전제로 자금을 댔으며, 샘 알트먼이 영리 구조로 전환하면서 그 약속을 깼다는 것이 머스크 측 핵심 논리다. 단순한 계약 분쟁이 아니라 신탁 위반을 묻는 구조다.
문제는 이 주장의 가장 강력한 반대 증거가 머스크 본인의 통신 기록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디스커버리 단계에서 풀린 이메일, 문자, 그리고 그가 직접 올린 트윗이 코트룸에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같은 메시지가 원고에게는 미션의 증거로, 피고에게는 머스크 역시 영리 전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동시에 인용된다. TechCrunch Equity 팟캐스트는 이번 회차에서 이 "본인 트윗에 발목 잡히는" 구도를 사건의 가장 큰 변수로 짚었다.
여기에 같은 주 별도로 보도된 머스크의 또 다른 증언이 사건의 결을 바꿔놓는다. 그는 xAI의 Grok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OpenAI 모델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법정 청구원인과 직접 연결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자선을 훔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그 자선이 만든 모델 위에서 자기 회사를 키웠다는 그림이 동시에 그려진다. 배심원과 여론 인식에서 이 모순은 결코 작지 않다. 머스크 측 유일한 AI 전문가 증인이 AGI 군비경쟁 우려를 공식 입장으로 가져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션의 긴급성을 환기시켜 영리 전환의 부당성을 정서적으로 보강하려는 포석이다.
이 소송의 진짜 임팩트는 판결문이 아니라 디스커버리에 있다. OpenAI가 비영리에서 capped-profit, 그리고 영리 자회사 구조로 옮겨오는 동안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가 공개 기록으로 남는다. 비슷한 거버넌스 구조를 채택한 Anthropic을 비롯한 다른 AI 랩들도 자신들의 정관과 초기 투자자와의 약속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션 드리븐"이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신탁 의무로 해석될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지는 중이고, 빅테크 어닝 시즌이 AI 지출의 피로감을 드러내는 지금 이 선례는 자본시장에서 먼저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