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erge의 Victoria Song이 6개월간 쌓아둔 스마트 안경들을 한 편의 리뷰로 풀어냈다. Even Realities G2, Rokid 두 개, Meta Ray-Ban Display와 Neural Wristband, Oakley Meta HSTN, Nuance Audio, Xreal·RayNeo·Lucyd, 그리고 Walmart가 일방적으로 보내온 50달러짜리 6개와 옛 Razer Anzu까지. 한 사람의 책상과 옷장에 이 정도 물량이 깔렸다는 사실 자체가 카테고리 진단이다. 가장 예쁘고, 가장 싸고, 가장 가벼운 세대가 도착했지만, 종일 얼굴에 붙여둘 이유는 아직 아무도 만들지 못했다.
흥미로운 건 “좋은 제품”의 정의가 미묘하게 옮겨가 있다는 점이다. Song의 표현대로라면, 좋은 스마트 안경은 “안 들키는 만큼 좋은” 안경이다. G2는 동반 스마트 링을 가볍게 두드리는 것만으로 디스플레이를 제어할 수 있고,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그가 텔레프롬프터를 보고 있는지 모른다. Nuance Audio를 맞추러 간 LensCrafters에서는 검안사가 “슈퍼 스파이가 될 준비 됐냐”고 농담을 건넨다. 평가 축이 ‘얼마나 잘 보이느냐’에서 ‘얼마나 안 들키느냐’로 이동한 순간, 카테고리는 이미 사회적 긴장 위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AI 쪽 성적표는 더 잔혹하다. Meta AI는 자동차 쇼에서 페라리 식별에 여섯 번 연속 실패했고, 바티칸 박물관에서는 Belvedere Torso는 맞혔지만 와이파이가 없자 그 외엔 그냥 비싼 안경이 됐다. Rokid는 권한 설정과 블루투스 안정성을 매번 핑계 삼고, Lucyd는 ChatGPT를 경유하는 절차가 너무 번거로워 그가 일찌감치 손을 놓았다. Even Realities가 새로 넣은 Conversate는 제품 브리핑 도중 ‘artificial intelligence’와 ‘wearable technology’의 사전적 정의를 시야에 띄웠다. 음악 재생이나 날씨 확인 같은 기본기는 분명히 동작하지만, 광고가 약속한 ‘삶을 바꾸는 AI’는 배터리만 갉아먹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회적 비용은 더 무겁다. 공중화장실에선 남이 불편해할까 신경 쓰이고, 콘서트장에서는 LED 표시등이 어두운 객석에서 깜빡이는 순간 Patti LuPone이 공연을 멈춰 세울지 걱정해야 한다. 크루즈와 법정은 이미 착용을 금지했고, 인터넷에는 ‘pervert glasses’라는 호칭이 굳어지는 중이다. Song이 강조하듯, 하드웨어는 드디어 평범한 얼굴에 어울리는 단계에 왔다. 그러나 다음 라운드의 싸움은 화질도 무게도 아니다. ‘왜 종일 끼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한, 이 카테고리는 한 번 더 Glass 시즌 2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