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8일,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증언대에 섰다. 그날 가장 눈길을 끈 건 "빼앗긴 자선단체" 서사가 아니라, 한때 절친이었던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를 향한 진술이었다. 머스크는 OpenAI 공동 창립의 핵심 동기 중 하나가 페이지와의 AI 안전 논쟁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AI가 인류를 멸종시킬 가능성을 꺼냈더니, 페이지는 "AI 자체가 살아남으면 괜찮다"는 식으로 받았고, 인간 편을 든다는 이유로 머스크를 "speciest"라 부르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그 태도를 "insane"이라고 표현했다.
이 장면이 의미를 갖는 건 두 사람의 과거 거리 때문이다. 2016년 Fortune은 둘을 "비밀 베프 비즈니스 리더" 리스트에 올렸고, 머스크는 페이지의 팔로알토 자택에서 그냥 자고 갈 정도로 가까웠다. 페이지는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내 돈은 자선단체보다 머스크에게 주는 편이 낫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러던 관계가 무너진 시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2015년 머스크가 구글의 AI 스타 일리야 수츠케버를 OpenAI 창립 멤버로 영입하자, 페이지는 개인적으로 배신감을 느끼고 연락 자체를 끊었다고 한다.
사실 같은 일화 자체는 새롭지 않다. 머스크는 월터 아이작슨의 베스트셀러 평전에서도 이 이야기를 풀었고, 2023년 렉스 프리드먼 팟캐스트에서는 "우린 아주 오래 친구였다"며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는 뉘앙스도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엔 결정적으로 무게가 다르다. 위증의 법적 책임이 따라붙는 선서 아래서 처음으로 같은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다. 비공식 인터뷰의 회고가, 1차 법정 기록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사실 자체가 사건이다.
다만 한 번 더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이 모든 진술은 머스크 자신의 OpenAI 소송 내러티브를 떠받치는 도구로 동시에 쓰이고 있다. 자신의 창립 동기를 "인류를 위한 AI 안전"으로 포장할수록, "OpenAI가 그 원래 사명을 배신했다"는 청구의 도덕적 토대는 두꺼워진다. 페이지 측의 반박은 아직 없고, 우리는 여전히 한쪽의 기억만을 듣고 있다. AI 거버넌스의 가장 큰 철학적 질문 — 인간 우선이냐, 지능 우선이냐 — 이 이제 팟캐스트가 아니라 법정 증언록에 박히기 시작했다는 것, 그게 이번 한 줄짜리 헤드라인이 실제로 가리키는 변곡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