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AI 모델 출시 전 정부 보안 평가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 서명을 보류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에 한 말은 짧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일부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리가 중국도, 모두를 앞서고 있는데, 그걸 막을 만한 짓은 하고 싶지 않다.” 자기 입으로 직접, 그 문구가 ‘blocker’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안은 국가사이버국장실(ONCD)과 관련 부처에 ‘모델 출시 전 보안 평가’ 절차를 설계할 권한을 부여하는 구조였다. 직접적 트리거는 Anthropic Mythos와 OpenAI GPT-5.5 Cyber다. 두 모델 모두 보안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내고, 일부 케이스에서는 익스플로잇까지 자동 생성하는 수준이 보고된 직후다. 행정부 입장에서 ‘출시 후 사고’ 모델로는 더 못 버틴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CNN 보도 기준으로 가장 큰 쟁점은 별도 조항 하나다. AI 기업이 첨단 모델을 출시 14일에서 90일 전에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부분. 14일과 90일은 사실상 다른 규제다. 14일이면 출시 카운트다운에 정부가 끼어드는 구조이고, 90일이면 그동안 경쟁사·해외 행위자에 대한 정보 노출 리스크가 분기 단위로 누적된다. ‘공유’의 정의 — API access인지, 가중치 제출인지, 레드팀 결과 제출인지 — 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비공식 사유는 더 직설적이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짧은 통보 안에 워싱턴으로 모일 수 있는 테크 CEO 수가 부족했다. 사진 없는 행정명령 서명식은 이 정부의 의전 문법에 맞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cyber-capable 프론티어 모델에 대한 사전 검증 레짐을 또 한 분기 뒤로 미뤘고, 그 사이 다음 메이저 릴리스는 평가 인프라 없이 시장에 도달한다. 이번 보류의 진짜 비용은 행정명령 한 장이 아니라, ‘프론티어 모델은 이미 실시간 공격 도구’라는 전제 위에서 협상 테이블을 다시 세팅하는 데 들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