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uricResearch가 공개한 TradingAgents는 LLM에게 "이 종목 살까 팔까"를 한 번에 묻는 방식과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한 종목에 모델 한 명이 아니라, 역할이 다른 다섯 종류의 에이전트를 붙여 팀처럼 굴린다. 시장 데이터, 뉴스, 소셜, 거시지표를 각각 따로 보는 애널리스트들이 1차로 보고서를 만들고, 그 위에 강세론자와 약세론자 리서처가 갈라져 토론을 한다. 토론 결과를 받아 트레이더가 매수·매도 플랜을 짜고, 리스크 매니저가 시나리오별로 위험을 따진 뒤, 펀드매니저가 마지막에 결재하는 흐름이다.
이 구조에서 가장 비자명한 설계 선택은 두 가지다. 첫째, Bull과 Bear 에이전트가 의도적으로 충돌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의견을 말해 봐"가 아니라, 같은 종목을 두고 정해진 라운드만큼 서로의 논리를 반박하게 하고, 그 토론 로그 자체를 다음 단계 에이전트의 입력으로 넘긴다. 결과적으로 결정의 근거가 한 줄 답변이 아니라 메시지 트리로 남는다. 둘째, 메모리 모듈이 과거 거래 결과와 그때의 토론을 함께 저장해 두고,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오면 검색해 끌어온다. 잘된 거래보다 못 된 거래가 더 비싼 학습 데이터로 다뤄지는 식이다.
기술적으로는 LangGraph 위에 그래프를 그리고, FinnHub·Yahoo Finance·Reddit·뉴스 같은 외부 데이터 소스를 분석가별 도구로 분리해 둔다. 모델 백본은 교체 가능하지만, 토큰 비용이 빠르게 누적되는 구조라 저자들이 아예 cheap 모델 옵션을 따로 만들어 둘 정도다. 모델만 바꾸면 끝이 아니라 데이터 어댑터까지 함께 손봐야 한다는 점도, 이 코드가 신호 생성기가 아니라 "의사결정 회의 시뮬레이터"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래서 보는 각도를 살짝 틀어야 가치가 보인다. 저자들도 학술 연구 목적임을 명시하고 있고, 그대로 실계좌에 꽂는 자동매매기로 가정하면 곤란하다. 대신 LLM 트레이딩 결정의 ablation 연구, 토론·회고 기반 멀티에이전트 패턴을 다른 도메인으로 옮길 때의 레퍼런스, 또는 한 줄 프롬프트를 단계별 협업 구조로 리팩터링한 구체적 사례로 읽으면 자연스럽다. 결국 이 프로젝트의 본체는 수익률 그래프가 아니라, 한 종목을 두고 다섯 역할이 남기는 토론 로그와 실패 메모리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