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새 Siri AI가 올가을 더 넓게 배포될 예정인 가운데, 기능보다 먼저 주목할 변화가 있습니다. Siri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연산량을 제공하고, 그 비용을 iCloud+ 업그레이드로 받을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팀 쿡은 애플의 마지막 실적 발표에서 이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요금제와 한도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구조는 Anthropic이나 OpenAI가 제공하는 무료 티어와 유료 티어에 가깝습니다. 기본 사용량은 열어두고, 더 복잡한 요청이나 반복적인 호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가 컴퓨트를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애플에는 이미 iCloud+라는 결제 접점이 있습니다. 별도의 AI 앱이나 새 구독을 만들지 않고 기존 서비스 안에서 상위 사용량을 파는 편이 운영상 간단합니다.
문제는 Siri의 위치입니다. 사용자가 따로 선택해 가입하는 챗봇이 아니라 아이폰에 기본으로 들어간 음성 비서이기 때문입니다. 메시지 정리, 앱 간 작업, 긴 문맥을 이해하는 요청이 유료 한도에 걸리면 사용자는 AI 서비스의 가격표가 아니라 스마트폰 기본 기능의 제한을 보게 됩니다. 무료 등급이 얼마나 실용적인지, 유료 등급이 단순한 호출 횟수 증가를 넘어 어떤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애플의 제품 신뢰도도 함께 시험받습니다. Siri AI 개발이 늦어진 애플은 Google의 커스텀 Gemini 모델을 빌려 기능을 보강해야 했고, iPhone 16 AI 기능 홍보와 관련한 집단소송에는 2억5천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금이 먼저 부각되면, 사용자는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기다린 끝에 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소식의 핵심은 Siri에 당장 가격표가 붙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애플이 AI를 기기 기능이 아니라 연산량을 배분하고 판매하는 서비스로 보기 시작했다는 데 있습니다. 앞으로 Siri의 경쟁력은 얼마나 자연스럽게 대답하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무료 사용자에게 남겨둘 기능과, 돈을 내야 열리는 능력을 애플이 얼마나 납득 가능하게 나누느냐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