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vian의 소프트웨어 총괄이자 폭스바겐과의 합작사 RV Tech 공동 CEO인 Wassym Bensaid가 Verge의 Decoder에 출연해 평소 지론을 한 번 더 정리했다. 차 안의 물리 버튼은 일종의 ‘이상치’였고, 미래의 1차 인터페이스는 AI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라는 것. CarPlay와 Android Auto에 대해서도 사실상 선을 그었다. 진행자 Nilay Patel의 표현으로는 “기대하지 마세요” 수준이다.
이 발언이 의미를 갖는 건 그의 의자가 두 개라서다. 폭스바겐은 약 1년 반 전 거의 60억 달러를 투자해 RV Tech를 띄웠고, 이 합작사가 Rivian의 운영체제와 zonal 전기 아키텍처를 그룹 전 EV에 이식하는 통로 역할을 맡았다. 첫 양산차가 곧 출시될 더 저렴한 R2고, 이후 Audi 같은 익숙한 브랜드부터 Porsche·Bentley·Lamborghini, 그리고 신생 브랜드 Scout, 폭스바겐 본가 대중차까지 같은 스택을 공유하게 된다. 한 회사의 UX 취향이 아니라, 그룹 전체 라인업에 강제되는 인터페이스 원칙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Bensaid가 진단하는 전통 OEM의 실패 패턴도 흥미롭다. 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으로 차 안 소프트웨어 비중이 폭증하면서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인하우스 채용, Tier-1 외주, 파트너십을 다 시도했지만 좀처럼 따라잡지 못했다. 그가 보는 원인은 코드가 아니라 문화·방법론·인력 풀이다. 그래서 그는 Rivian의 ‘DNA’ 자체를 폭스바겐 스케일에 이식하는 합작 구조를 핵심 자산이라고 말한다. 음성 우선 UX와 CarPlay 거부는 그 문화가 어디까지 외부 압력을 견디느냐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된다.
그리고 그 위에 얹은 첫 실전 카드가 R1에 막 들어간 Rivian Assistant다. Patel이 R1S에서 먼저 만져본 인상은 솔직했다. 강력하고 매력적인 동시에, ‘흥미로운 방식으로 짜증나는’ 구석이 많다는 것. 음성으로 공조·내비·차량 설정을 부르는 데모는 잘 돌아간다. 진짜 시험대는 그 다음이다. 운전 흐름을 끊지 않는 응답 지연, 도로 소음과 동승자 대화 속 오인식, 멀티턴 맥락 유지, 셀룰러가 없는 구간의 오프라인 폴백, 그리고 차선 보조나 회생제동 같은 안전 관련 명령을 음성에만 맡길 때의 책임 경계. 유럽 Euro NCAP가 핵심 기능에 물리 컨트롤을 다시 요구하는 흐름과도 정면으로 부딪힌다.
결국 지켜볼 건 두 가지로 좁혀진다. 첫째, R2가 인도된 뒤 첫 겨울, 장갑 낀 손과 시끄러운 캐빈에서 Assistant가 버튼의 부재를 정당화할 수 있는가. 둘째, Rivian의 소프트웨어 문화가 폭스바겐 그룹의 규제 대응과 브랜드별 요구사항을 통과하면서 얼마나 원형을 유지하는가. Bensaid의 키노트는 끝났고, 이제부터는 실차와 양산 일정이 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