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l Rimer의 발언이 눈에 띄는 이유는 말의 내용보다 말한 사람의 위치에 있다. 그는 Index Ventures의 공동창업자다. TechCrunch 인터뷰에서 그는 AI로 실리콘밸리에 쌓이는 거대한 부가 결국 재분배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반테크 진영의 구호가 아니라 벤처 내부자가 꺼낸 문장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기사에 등장하는 숫자들은 이 문제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Index는 창립 이후 약 150억 달러를 외부 투자자로부터 조달했고, Figma IPO와 Google의 Wiz 인수 같은 최근 엑싯으로 약 90억 달러를 거둔 것으로 보도됐다. Forbes는 2026년 순위에서 신규 AI 억만장자 45명을 집계했고, 이들의 합산 자산은 약 2.9조 달러에 이른다. Anthropic과 OpenAI가 상장하면 직원들이 보유한 부가 샌프란시스코 주택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하지만 자발적 재분배의 신호는 약해지고 있다. Warren Buffett과 Bill Gates가 시작한 Giving Pledge의 신규 서명은 크게 줄었고, 미국의 기부 참여율도 하락세다. Anthropic 직원들에 대한 보도에서도 일부는 기부 매칭을 활용하지만, 많은 이들은 기부보다 엔젤투자나 창업을 먼저 떠올린다. AI 부가 빠르게 생기는 속도와 그 부가 공공으로 흘러가는 속도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 간격을 정치가 메우려 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억만장자를 겨냥한 5% 일회성 부유세가 논의되고, OpenAI가 연방정부에 5%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전자는 자본 이탈을 부를 수 있고, 후자는 공공 환원인지 정치적 방패인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어느 쪽도 깔끔한 해법은 아니지만, 자발적 장치가 약할수록 이런 강제적 장치는 더 커진다.
이 글의 핵심은 AI가 얼마나 많은 돈을 만들었는지가 아니다. 그 돈의 출구를 누가 설계하느냐다. 테크 리더들이 먼저 공공성의 언어를 만들지 못하면, 다음 언어는 세법과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Rimer의 말은 예언이라기보다 경고다. AI가 만든 부는 어딘가로 돌아갈 것이다. 문제는 그 방향을 실리콘밸리가 스스로 정할지, 아니면 사회와 국가가 대신 정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