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시작된 Musk v. Altman 재판 1주차의 표면 쟁점은 단순하다. 머스크는 2015년 자신이 OpenAI에 낸 돈이 ‘비영리’에 가는 것이라 믿었고, 그 약속이 깨졌으므로 자선신탁(charitable trust)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OpenAI는 머스크가 모델 학습 비용의 규모를 알고 영리 자회사 구조에 동의했다고 반박한다. 머스크가 요구하는 진짜 ‘처방’은 손해배상이나 알트만 해임 같은 화려한 메뉴가 아니라, 2025년 10월 OpenAI가 캘리포니아·델라웨어 법무장관과 합의한 재구조화 — 비영리 부분의 일상적 통제력을 줄이는 그 합의 — 를 되돌리는 것이다.
그런데 법정에서 가장 무거운 장면은 따로 있었다. 4일차 반대신문에서 머스크 본인이 “xAI는 OpenAI 모델을 distill해서 자체 모델을 학습시킨다”고 인정했다. 그는 곧바로 “요즘 모든 랩이 하는 일”이라며 일반화로 덮으려 했지만, 그 순간 기자석의 키보드 소리가 일제히 커졌다는 미셸 김 기자(MIT Technology Review)의 관찰이 인상적이다. 위증의 부담을 지는 법정 진술에서 나온 표현이라는 점에서, 이 한 문장은 IP·계약·규제 논의의 다음 인용구로 길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공개된 텍스트 메시지도 시그널이 강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OpenAI의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협력하고, 비영리 자산을 통째로 사들이는 입찰까지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다. ‘AI 안전’을 명분으로 한 공방 뒤에서, 자산과 지분 단위의 협상이 같은 채팅창 안에서 굴러가고 있었다는 얘기다. 한편 머스크 측 변호인의 “We could all die as a result of AI”라는 발언에 대해 판사는 “피고 본인도 같은 영역에서 회사를 만들고 있는 사람”이라고 받아쳤고, 양측이 안전 담론을 끌어가자 “이 재판은 AI가 인류를 해쳤는지 따지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쟁점의 진짜 길목은 시효다. 캘리포니아 자선신탁 청구는 인지 시점부터 3~4년 안에 제기해야 하므로, 2024년 제소를 정당화하려면 머스크는 “2022년에 비로소 속았음을 깨달았다”는 시점 서사를 끝까지 버텨야 한다. 1주차 증거만으로 그 그림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 다음 주에는 머스크 옆에서 메모를 받아적던 그렉 브록만, AI 안전 일반론을 다시 끌고 들어올 가능성이 큰 UC 버클리의 스튜어트 러셀이 증언대에 오르고, 그 뒤로 일리야 수츠케버, 미라 무라티, 사티아 나델라가 줄지어 예정돼 있다.
실무자 관점에서 1주차의 함의는 분명하다. 첫째, OpenAI는 올해 IPO를 준비 중이며 부분 패소만으로도 거버넌스 공시와 상장 일정이 흔들릴 수 있다. 둘째, distillation을 둘러싼 회색지대는 이제 추상적 리스크가 아니다. 모델 학습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는 팀이라면 데이터 출처와 ToS 준수를 추적할 수 있는 로그·계약 구조를 IP 소송 대비 차원에서 우선순위 위로 올릴 때다. 3주짜리 재판, 9명의 배심은 권고 평결만 내고 최종 판단은 판사가 한다. 이 사건이 끝났을 때 시장에 남는 건 승패 그 자체보다, 1주차에 새어 나온 그 한 문장과 텍스트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