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2025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공개했다. 수치만 보면 방향이 잘못됐다는 게 명확하다. 2020년 이후 탄소 배출이 23.4% 늘었다. AI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지탱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주 원인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탄소를 배출보다 더 많이 제거하는 '넷 네거티브'를 목표로 세워뒀는데, 지금 속도로는 그 목표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상한 점은 전기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MS의 청정 전력 포트폴리오는 34GW에 달하며, 최근 수개월간 업계 최대 수준의 태양광 투자와 구매를 이어왔다. 문제는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짓는' 행위 자체다. 철강은 전 세계 공급망 대부분이 여전히 화석연료 고로에 의존한다. 콘크리트는 제조 화학 반응 자체가 CO₂를 생산한다. 반도체 식각 공정에 쓰이는 헥사플루오로에탄(C₂F₆)은 CO₂보다 온난화 효과가 9,200배에 달하는 강력한 온실가스다. 이 세 가지가 MS의 Scope 3 배출을 지배하고 있으며, Scope 3는 전체 탄소 발자국의 97%를 차지한다.
Scope 3는 직접 통제 밖의 배출이다. 공급망, 원자재, 구매 물품과 서비스가 여기 포함된다. MS 대변인은 이를 "세상이 그린 콘크리트, 그린 스틸, 그린 연료, 그린 칩을 개발하고 사용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도전을 우리가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책임을 분산시키는 발언이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MS는 탈탄소 철강·시멘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고, 대규모 탄소 제거 계약도 체결 중이다. 2024년 배출이 2023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도 일부 진전을 보여준다.
그러나 2030년까지 4년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들에서 나올 Scope 3 배출은 이미 예약된 숫자들이다 — 건설 결정이 내려진 순간부터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은 수년 단위로 고정되어 있고, MS의 AI·클라우드 사업은 계속 확장 중이다. 그린 소재 스타트업들이 상용화 규모에 도달하려면 그 4년이 너무 짧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례는 빅테크의 기후 약속이 얼마나 구체적인 공급망 문제에 막히는지를 드러내는, 드물게 솔직한 자기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