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o X는 ‘무한 기억’을 약속하는 AI 스마트글래스다. 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전 Harvard 학생 AnhPhu Nguyen과 Caine Ardayfio가 만든 이 제품은 마이크로 대화를 듣고, 전사하고, 실시간으로 답변이나 힌트를 렌즈 안에 띄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가격은 249달러로 예고됐고, 스마트폰 앱에 연결해 연산을 처리하며 Gemini와 Perplexity를 챗봇 엔진으로 쓴다고 설명했다.
기능만 떼어놓고 보면 AI 웨어러블의 방향은 이해하기 쉽다. 회의 중 놓친 맥락을 되살리고, 대화 중 모르는 개념을 바로 설명해주고, 계산이나 검색이 필요한 순간에 답을 띄워준다. 창업자들이 말한 “infinite memory”라는 표현도 여기서 나온다. 문제는 이 기억이 착용자 개인의 기억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같은 공간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제품의 입력값이 된다.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외부 표시등의 부재다. Meta Ray-Ban은 촬영이나 녹음 상태를 알리는 표시등을 둔다. 반면 Halo X는 주변 사람이 녹음 중임을 알 수 있는 외부 신호가 없다고 창업자가 말했다. 평범한 안경처럼 보이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은 제품 매력으로 제시됐지만, 동시에 사회적 동의를 지우는 설계 선택처럼 읽힌다. 녹음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동의도 거부도 할 수 없다.
Halo 측은 오디오를 전사 후 삭제하고, Soniox가 녹음 파일을 저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완제품에는 종단간 암호화를 적용하고 SOC 2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도 기준으로 암호화 방식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고, SOC 2 완료 일정도 없다. 개인정보 보호 활동가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바로 이 빈틈이다.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고, 누가 접근하며, 사용자가 아닌 주변 사람은 어떤 권리를 갖는가.
이 팀의 과거도 논란을 키운다. 두 창업자는 이전에 Meta Ray-Ban에 얼굴인식을 붙인 I-XRAY 데모로 길거리 사람의 개인정보를 찾아내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번 Halo X에는 카메라가 없다고 하지만, 항상 켜진 센서와 실시간 AI가 공공장소의 대화를 제품 기능으로 흡수한다는 점에서 같은 질문을 남긴다.
AI 안경의 핵심 경쟁력은 더 빠른 검색이나 더 자연스러운 프롬프트만이 아니다. 착용자를 돕는 동시에 주변 사람에게도 상황을 이해하고 거부할 수 있는 신호를 제공하는가가 중요하다. Halo X는 그래서 흥미로운 신제품인 동시에 경고 사례다. 앞으로의 웨어러블은 얼마나 많이 기억하는지가 아니라, 언제 듣고 있는지 얼마나 정직하게 드러내는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