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DeepMind, Microsoft,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xAI가 새 AI 모델을 공개하기 전에 미국 정부의 검토를 받기로 합의했다. 창구는 상무부 산하 CAISI, Center for AI Standards and Innovation이다. CAISI는 보도자료에서 "사전 배포 평가와 프런티어 AI 능력을 더 잘 측정하기 위한 표적 연구"를 세 회사와 함께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발표는 화요일에 나왔다.
새로운 절차는 아니다. CAISI는 2024년부터 OpenAI와 Anthropic의 모델을 평가해 왔고, 지금까지 누적 40건의 리뷰를 진행했다. 이번 합의의 의미는 OpenAI·Anthropic이라는 기존 두 축에 Google·Microsoft·xAI가 더해지면서, 미국발 프런티어 모델 다수가 사실상 한 창구로 모인다는 점에 있다. 블룸버그는 두 선발 기업도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의 AI Action Plan 우선순위에 맞춰 기존 파트너십을 재협상했다고 전했다.
주목할 부분은 형식이다. 합의는 법적 강제가 아니라 자율 협약이고, 평가 기준이나 통과 여부, 출시 일정과의 연결 고리는 공개되지 않았다. CAISI 디렉터 Chris Fall은 "독립적이고 엄격한 측정 과학"과 "국가안보 함의"를 명분으로 들었는데, 안전 연구소(safety institute)가 아니라 측정 기관(standards body)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택한 인상이다. 동시에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테크 임원과 정부 관계자를 모아 신규 AI 모델을 감독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자율 합의로 시작해 행정명령으로 굳어지는 경로가 함께 깔리고 있다는 뜻이다.
구도를 보면 미국 모델은 EU AI Act의 법적 강제와 영국 AI Safety Institute의 자율 협약 사이 중간 지대에 자리 잡는다. 실무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프런티어 랩들의 출시 캘린더에 워싱턴 슬롯이 한 칸 끼어든다는 것, 그리고 "CAISI 평가 완료"라는 표현이 새로운 신뢰 시그널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대로 비미국 프런티어 모델과 오픈 웨이트 계열은 같은 창구 밖에 남기 때문에, 같은 능력의 모델이 출신지에 따라 다른 게이트를 통과하는 비대칭이 만들어진다. 합의문 한 장으로 시작했지만, 다음 모델 발표 슬라이드에 정부 도장이 하나씩 추가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는 게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