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I/O 2026이 열리는 시점에 구글은 파운데이션 모델 레이스에서 명확한 3위다. 1년 전 Gemini 2.5 Pro 출시로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위치다. 변화의 핵심은 코딩이다. 요즘 AI 모델의 평판은 코딩 성능으로 결정되는데, 구글의 도구는 Anthropic Claude Code와 OpenAI Codex에 밀려 있다. MIT Tech Review 보도에 따르면 딥마인드 엔지니어들이 사내 AI 코딩 솔루션 대신 Claude Code를 써왔고, 접근권을 두고 내부 눈치 싸움까지 벌어졌다. 자기 회사 제품을 자기 직원이 쓰지 않는다는 건, 마케팅으로 덮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구글이 꺼낸 카드는 두 가지다. 딥마인드 안에 전담 AI 코딩팀을 새로 꾸렸고, AlphaFold로 2024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John Jumper를 합류시켰다. 무대에선 에이전틱 코딩 플랫폼 Antigravity의 대형 업데이트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The Information의 보도 시점이 불과 한 달 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I/O 이틀간의 발표로 코딩 프런티어를 되찾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발표는 가능하지만 채택 속도가 다르다.
역설적으로 구글이 경쟁자를 압도하는 영역은 따로 있다. 과학 AI다. 프런티어 AI 기업 중 노벨상을 배출한 곳은 구글뿐이다. AI Co-Scientist는 사용자 질문에 맞춰 가설과 연구 계획을 자동으로 구성하는 시스템으로, 스탠퍼드의 한 과학자가 '오라클'이라 부를 정도였다. AlphaEvolve는 수학·계산 문제에서 새로운 해법을 반복 탐색하며 인간이 수십 년간 최적이라고 믿어온 알고리즘을 개선해냈다. AI Health Coach 공개도 예정돼 있지만, 현재 공개된 자료 기준으로는 피트니스·식단 영역에 집중해 있어 임상 수준의 판단과는 거리가 있다. 구글이 조심스러운 건지, 뒤처진 건지는 공개 이후 평가가 갈릴 것이다.
무대 바깥의 맥락도 읽어야 한다. I/O가 열리는 Mountain View에서 30마일 북쪽 Oakland에선 같은 기간 Musk v. Altman 재판이 마무리되고 있다. 딥마인드 직원 600명은 DoD 계약에 항의하는 서명을 Sundar Pichai에게 보냈지만, 구글은 다음 날 그 계약에 서명했다. Hassabis는 '노벨상 수상자 연구자'로서의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지만, 조직 내부의 마찰은 이미 공개 기록이 됐다. I/O 이후 몇 달 뒤 딥마인드 엔지니어들이 Antigravity를 쓰고 있는지, 아직도 Claude Code에 의존하고 있는지가 이번 컨퍼런스의 진짜 결과표다. 그 답은 발표 슬라이드 위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