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Tech Review의 5월 14일자 기사는 익숙한 딥페이크 서사에서 한 칸 옆을 본다. 주인공은 유명 배우의 얼굴이 아니라, 그 얼굴이 붙어 있던 몸의 주인이다. 제니퍼(가명, 37)는 2023년 새 일자리를 잡으며 자기 프로필 사진을 얼굴 인식 프로그램에 돌렸다. 10여 년 전 20대 초반에 찍었던 어덜트 영상이 아직 검색되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는데, 결과 페이지에는 본인이 찍은 적 없는 영상이 떠 있었다. 2013년 촬영장 특유의 촌스러운 배경, 똑같은 자세, 똑같은 몸. 얼굴만 다른 사람이었다.
얼굴 인식이 그녀를 식별해낸 이유가 더 서늘하다. 합성된 얼굴 안에도 광대뼈, 눈썹 라인, 턱선 같은 ‘제니퍼의 흔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가 다른 사람 얼굴을 가면처럼 쓰고 있는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딥페이크 논의는 늘 ‘누구의 얼굴이 도용됐는가’에 집중한다. ‘이 몸은 누구의 몸인가’라는 질문은 거의 던져지지 않는다. 기사가 짚는 ‘잊혀진 피해자’는 바로 그 몸의 주인들 — 대부분 어덜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다.
기술적 변곡점도 분명하다. 2017년 Reddit의 ‘deepfakes’ 사용자가 Scarlett Johansson과 Gal Gadot의 얼굴을 포르노 배우 몸에 합성한 영상을 올리며 용어가 생긴 이래, FakeApp이나 After Effects, 심지어 MS Paint 수준의 도구로도 face-swap이 가능했다. 그러나 생성형 AI와 ‘nudify’ 앱이 보편화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이제 배우의 몸은 식별 가능한 형태로 잘려 붙는 게 아니라, 학습 데이터로 흡수돼 ‘누구의 몸도 아닌 합성 누드’를 만들어낸다. 그 결과 배우 본인의 likeness까지 AI 복제본이 되어, 본인이 거절했을 행위를 수행하거나 팬을 상대로 사기까지 칠 수 있는 단계로 넘어왔다. 어덜트 산업 전문 변호사 Corey Silverstein은 매일 배우들로부터 ‘내 콘텐츠가 AI로 착취되고 있다, 어떻게 막느냐’는 연락을 받는다고 말한다.
연구자들은 이런 피해를 embodied harm으로 부른다. 가상의 이미지인데도 신체 이형감, 불면, 우울, 자살 사고 같은 실제 임상 증상으로 이어진다는 보고가 누적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불편한 역설이 남는다. 미국이 비동의 친밀 이미지(NCII) 규제를 정비하는 흐름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한 폭력 연구자는 어덜트 배우들을 이 규제의 ‘forgotten victims’라고 부른다. 자동화된 takedown 메커니즘이 합법적으로 촬영된 본인 콘텐츠까지 통째로 인터넷에서 걷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호의 장치가 가장 취약한 노동자의 생계를 함께 지워버리는 구조 — ‘이 몸은 누구의 몸인가’라는 질문 없이 짜이는 어떤 AI 정책도 결국 같은 자리에서 어긋난다는 게, 이 기사가 던지는 가장 무거운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