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ckUp이 인력의 22%를 정리했다. 그런데 같은 발표에 "백만 달러 연봉 밴드를 새로 만든다"가 같이 들어있다. CEO Zeb Evans는 이 둘을 비용 절감이 아니라 "AI에 대한 급진적인 수용"이라는 한 묶음으로 묶었다. 2021년 4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받은 9년 차 협업 SW 스타트업이 자기 조직을 어떻게 다시 설계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구조 자체는 단순하다. ClickUp은 최근 사내에 약 3,000개의 AI 에이전트를 도입했고, 남은 직원은 실무를 직접 수행하기보다 이 에이전트들에게 일을 분배하고 결과물을 검수해 회사 기준에 맞추는 역할로 옮겨간다. Evans가 말한 "100x org"의 실체가 이 구조다. 그리고 그가 X에 적은 보상 원칙은 이렇다. "AI로 아웃사이즈 임팩트를 내는 사람은 전통적 밴드 바깥에서 보상받는다." 정리해고와 보상 상향을 같은 문장에 묶은 셈이다.
흥미로운 건 측정 방식이다. 최근 "tokenmaxxing"이라 불리는 흐름이 있다. 직원 1인당 토큰 소비량을 AI 도입률 KPI로 두는 방식인데, 비판은 "그건 그냥 AI 비용이 오를 뿐"이라는 것이다. Evans는 이 방향을 명시적으로 부정한다. "토큰 비용을 게임화하는 대신, 창출된 가치와 절약된 시간을 게임화한다." 그리고 그는 이 측정 로직을 사내용으로만 쓰지 않고, 곧 나올 고객용 제품에도 얹을 거라고 TechCrunch에 답했다. 자기들의 정리해고 논리 자체가 다음 SKU가 된다는 뜻이다.
다만 같이 봐야 할 데이터가 있다. Gartner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율형 AI를 쓰는 기업의 약 80%가 인력을 줄였지만, 그 감축이 의미 있는 재무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즉 "AI 도입 = 정리해고 정당화"는 이미 시장에서 흔한 패턴이고, 그중 다수가 검증되지 않은 효과를 근거로 사람을 정리했다는 의미다. ClickUp은 "우리는 실제로 생산성 게인을 내부적으로 측정 중"이라고 반박하지만, 외부에서 두 부류를 구분할 객관 지표는 아직 없다. 더 극단적인 어셈프토트는 1인 창업자 Ben Cera가 운영하는 1년 차 스타트업 Polsia다. 솔로프리너의 SW 운영 전체를 1명+AI 구조로 대행한다는 이 회사는 최근 2.5억 달러 밸류에이션에서 3,000만 달러를 모았다. 진짜 긴장은 마지막 문장에 있다. "AI로 자기 업무를 자동화한 사람은 항상 일자리가 있다." 자동화가 잘 될수록, 그런 사람도 점점 덜 필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