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숏드라마 앱 DramaWave에 올라온 'Carrying the Dragon King's Baby'를 보면 뭔가 이상하다. 조명은 영화처럼 화려하고 장면 구성도 그럴듯한데, 영상 전체에서 게임 컷신 같은 이질감이 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배우가 없다. 카메라도, 조명 기사도, 분장사도 없다. 전부 AI가 만들었다. MIT Technology Review의 분석에 따르면, 이건 이 앱만의 실험이 아니다. 2026년 1월 기준 중국에서 하루 평균 470편의 AI 생성 숏드라마가 배포됐다.
FlexTV는 올해 초 전통 방식 촬영을 완전히 포기하고 AI 전용 제작으로 전환했다. Kunlun Tech는 DramaWave와 FreeReels 플랫폼에 AI 타이틀을 1,000편 이상 올렸다. StoReels는 월 100편의 AI 드라마 생산을 목표로 세웠다. 북미에서 편당 약 $200,000에 달했던 제작비가 AI 도입 후 80~90% 줄었고, 기획에서 편집까지 걸리던 3~4개월이 한 달 미만으로 단축됐다. FlexTV 부사장 Tang Tang은 팀 규모도 10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한다.
이 변화가 빠르게 자리 잡은 데는 포맷의 구조적 이유가 있다. 숏드라마는 '갑작스러운 죽음, 배신, 폭력적 대결'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충격 없이는 스크롤이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작가 Phoenix Zhu는 '내러티브 논리를 희생하고 충격값을 택하는 게 업계 기본'이라 설명한다. 그 단순 반복 구조가 역설적으로 AI 영상 생성에 가장 적합한 입력 조건이 된다. 새로운 직군 'AI 에셋 큐레이터'가 이 과정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스크립트를 프롬프트로 번역하고, AI 영상 모델에 넣을 캐릭터·의상·장면 레퍼런스 이미지를 생성하는 역할—조명 기사, 분장사, VFX 팀 전체를 한 직군이 흡수하는 형태다.
한편 Zhu 같은 작가들은 반대 경험을 쌓고 있다. 2024년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오랜 취업 실패 끝에 숏드라마 작가로 자리를 잡나 싶었는데, AI 전환이 가속되면서 계약 중이던 프로젝트 두 편이 갑자기 취소됐다. 경력이 쌓이면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고료도 오르지 않았다. 시장조사 업체 Omdia는 글로벌 마이크로드라마 시장이 2025년 $110억에서 2026년 말 $140억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이 올해 $15억을 기여할 예상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그 뼈대는 점점 더 AI로 채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