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X에서 서로 깎아내리던 두 회사가 같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간다. Anthropic이 머스크의 Colossus 1, 멤피스 사이트의 NVIDIA GPU 약 22만 장과 300MW 용량 전체를 가져가기로 했다. 올해 초까지 머스크는 Anthropic을 "misanthropic", "evil"이라고 불렀고, 지금은 "Anthropic 시니어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인상 깊었다"고 쓴다. 그 사이에 바뀐 건 두 회사의 재무 압력이다.
Anthropic 쪽 숫자는 노골적이다. 연환산 매출이 2025년 말 9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를 넘겼고, Amodei는 같은 행사에서 "올해 10배 성장을 계획했는데 80배 궤적을 타고 있다, 계속되면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핵심 동력은 Claude Code다. 평균 개발자가 주 20시간 이상 이 도구를 쓴다는 회사 수치가 사실이라면, 최근 Pro/Max 사용자들이 겪은 rate limit과 장애는 단순한 트래픽 스파이크가 아니라 자체 클라우드 계약만으로는 못 받아내는 구조적 부족 신호다.
SpaceXAI(올해 초 xAI와 SpaceX의 합병체) 쪽 사정은 정확히 반대 방향이다. Colossus 1은 원래 Grok용으로 기록적 속도로 지어졌지만, 다음 달 IPO를 앞둔 회사에 한 모델 라인이 단독으로 채우기에는 시설이 너무 크다. Colossus 2는 차세대 Grok 학습용으로 따로 가동 중이라, Colossus 1을 정당화할 paying enterprise 고객이 절실했다. 직접 경쟁자라도 들여놓는 편이 IPO 로드쇼에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이 거래는 "라이벌이 화해했다" 헤드라인보다, 프런티어 모델 회사가 운영 중인 추론 트래픽을 자체 인프라 밖, 그것도 경쟁사 사이트로 옮겨 돌리는 첫 enterprise 사례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가중치 동기화, 토큰 라우팅, 키 격리, 장애 시 페일오버, 로그 반출 통제 같은 multi-site 운영 스택이 자체 데이터센터 수준으로 깔려야 가능한 결정이다. 덤으로 SpaceXAI 블로그에는 Anthropic이 "궤도상 AI 컴퓨트" 협업에도 관심을 표했다는 한 줄이 박혔다. 80배 성장이 만든 컴퓨트 부족이, 분기 단위 수사적 적대를 일주일 만에 갈아엎고 두 회사를 같은 GPU 앞에 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