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 여겨졌던 세대가, 동시에 AI에 가장 차갑게 반응하고 있다. The Verge가 다룬 Gen Z의 AI 피로감은 단순한 유행 반발이 아니다. 챗봇을 쓰지 않는 사람들의 막연한 공포도 아니다. 오히려 학교, 취업, 일상 앱에서 AI를 가장 자주 마주하는 세대가 그 압박의 비용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 수치는 이 모순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미국 젊은 성인의 74%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챗봇을 사용한다. 하지만 79%는 AI가 사람을 더 게으르게 만든다고 우려한다. Gallup 조사에서 Gen Z 중 AI에 희망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1년 사이 27%에서 18%로 떨어졌고, AI에 흥분된다고 답한 비율도 36%에서 22%로 줄었다. 많이 쓰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와는 다른 흐름이다.
이 반감의 배경에는 강요된 선택지가 있다. 대학은 챗봇을 수업과 전공 구조 안으로 밀어 넣고, 기업은 채용 공고에 AI 활용 능력을 요구한다. 동시에 청년들은 AI가 수많은 일자리를 없앨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듣는다. ‘AI를 써야 살아남는다’와 ‘AI가 너를 대체할 수 있다’는 말이 같은 시기에 같은 세대에게 쏟아지는 셈이다.
The Verge가 만난 27세 미술 교사 Meg Aubuchon은 AI를 쓰지 않아도 되는 커리어에 발을 버티고 싶다고 말한다. 25세 Sharon Freystaetter는 클라우드 인프라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데이터센터의 환경 비용과 윤리 문제를 이유로 테크 업계를 떠났다. 이 사례들은 Gen Z의 반응이 기술 무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은 도구의 편의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가 사회적 기본값이 되는 과정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 긴장이 크다. 챗봇은 요약, 초안 작성, 질의응답에서 빠른 도움을 준다. 그러나 빠른 답은 때로 생각하는 시간을 대체한다. 기사에 따르면 많은 젊은 사용자는 AI가 일을 빨리 끝내게 해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실제 학습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본다. 효율과 이해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불편한 사실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결국 이 기사가 던지는 질문은 AI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에 머물지 않는다. 누가 어떤 조건에서 쓰게 되는가,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는가가 더 중요하다. Gen Z의 냉소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라기보다, AI-first라는 이름으로 너무 빨리 재편되는 교육과 노동 시스템에 대한 경고에 가깝다. 채택률만으로는 이 감정을 설명할 수 없다. 사용량이 늘어도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면, 문제는 사용자 교육이 아니라 도입 방식 자체에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