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법률 AI 스타트업 Spellbook의 CEO 스콧 스티븐슨이 X에 올린 글은 간결했다. "AI 스타트업들이 매출 신기록을 세우는 이유는 부정직한 지표 때문이다. 세계 최대 펀드들이 이를 지원하고 언론을 오도하고 있다." 이 게시물은 200회 이상 공유됐고, 고프로파일 투자자들이 댓글을 달았다. 주목할 점은 아무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TechCrunch가 12명 이상의 창업자·투자자·스타트업 재무 전문가를 취재한 결과는 명확했다. AI 스타트업의 ARR 부풀리기는 흔한 일이고, 투자자들은 대개 알고 있으며, 침묵한다. 핵심 수법은 CARR(Committed ARR)를 ARR(Annual Recurring Revenue)이라 발표하는 것이다. ARR이 현재 결제 중인 고객의 연간 반복 매출이라면, CARR는 아직 도입조차 안 된 계약까지 포함한다. 한 VC는 자신이 직접 확인한 사례에서 CARR가 ARR보다 70% 높았다고 했다. Bessemer Venture Partners는 2021년에 CARR에는 예상 churn과 downsell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현실에서는 그냥 "ARR"이라 부른다.
실제 사례들은 더 구체적이다. 여러 투자자가 직접 아는 스타트업이 $100M ARR을 발표했는데, 실제 결제 중인 고객 비중은 일부였고 나머지는 미도입 계약이었다. 어느 전직 직원은 자사가 장기 무료 파일럿을 ARR에 포함시켰으며 이사회—대형 VC 출신 이사 포함—가 이를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마케팅 자료에는 $50M ARR, 장부에는 $42M인 사례도 있었다. 투자자들은 두 숫자를 모두 봤지만 공개 발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AI 스타트업은 워낙 빠르게 성장하니까 $8M 갭은 곧 메워질 오차"라는 논리였다.
ARR이라는 약자에는 함정이 하나 더 있다. Annualized Run-Rate Revenue도 같은 약자를 쓴다. 하루·주·분기의 매출을 12개월로 환산한 수치다. 사용량 기반 과금이 많은 AI 스타트업에서 이 방식은 좋은 하루를 연간 수치로 만든다. General Catalyst CEO 헤만트 타네자가 설정한 기대치—"1에서 20, 20에서 100으로"—가 이 게임의 배경이다. 전통적인 SaaS 성장 곡선으로는 AI 시대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그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 창업자들은 경쟁하듯 숫자를 올리고, 투자자들은 묵인하고, 언론이 받아쓴다.
ARR은 GAAP 감사 대상이 아니다. 회계사가 공식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지표다. 그래서 세 가지 다른 숫자—활성 고객 기반 ARR, 미도입 계약 포함 CARR, 단기 run-rate 환산 ARR—가 모두 같은 이름을 쓸 수 있다. Clio CEO 잭 뉴턴의 말처럼, "일부 투자자들은 자기 포트폴리오 회사의 수치 부풀리기를 알면서도 눈을 감는다—외부에서 보기에 좋아 보이니까."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100M ARR 달성"이라는 헤드라인은 어떤 ARR인지 묻는 사람 없이 계속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