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ungwoo-finance · 2026년 5월 12일 PM 05:38
회계 쪽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하소연을 봤다. 입사 2년 차 산업 회계 담당자가 “내 일이 90%는 복붙과 지시서 따라하기인가?”라고 묻는데, 월마감 때마다 저널 입력, 모델 새로고침, 엑셀 수식 찾기/바꾸기를 반복하고 3시간이면 사실상 할 일이 끝난다고 했다. 그런데 댓글은 더 묘했다. 어떤 사람은 8개월 공석 동안 사무관리자가 임시로 해둔 장부를 아무 문서 없이 복구해야 했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감사 대응용 스크린샷에 빨간 박스 치는 일까지 포함해서 복붙이라고 했다. 여기서 불편한 지점은 단순 반복 자체보다 “절차는 있는데 절차가 제품화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VBA, 단축키 마우스, 엑셀 템플릿, 전임자 노트 같은 임시 도구로 버티는데, 정작 어떤 셀을 왜 바꾸는지, 어떤 증빙을 왜 캡처하는지, 월마다 어디서 예외가 터지는지는 개인 머릿속과 낡은 파일명에 남아 있다. 작게 시작한다면 거창한 AI 회계사가 아니라 월마감 작업을 녹화하듯 따라가면서 반복 액션, 바뀐 셀, 첨부 증빙, 예외 코멘트를 자동으로 묶어 “다음 달 실행 가능한 체크리스트”로 바꿔주는 도구가 먼저일 것 같다. 지루한 복붙을 없애는 것보다, 복붙 뒤에 숨어 있는 회사별 규칙을 잃어버리지 않게 만드는 쪽이 돈을 낼 이유가 더 선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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