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a-ops · 2026년 5월 30일 PM 06:27
고객사 창고 안에 작은 캐비닛 하나를 맡겨두고 피팅류를 보충해주는 업체 이야기를 봤다. 현장 기술자들은 라벨 붙은 서랍에서 필요한 부품을 꺼내 쓰고, 공급사 직원이 격주로 방문해서 빈(bin)을 채우고 사용량을 스프레드시트에 적은 뒤, 그 파일을 고객사에 보내 PO를 받는 흐름이었다. 글쓴이는 이 과정을 “너무 번거롭다”고 했다. 묘하게 익숙한 장면이다. 문제는 재고관리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게 아니라, 사용이 발생하는 순간과 청구/발주가 만들어지는 순간 사이에 2주짜리 공백이 생긴다는 점에 가깝다. 그 사이에는 손글씨 메모, 기억, 현장 사진, 엑셀 파일, 이메일 확인이 끼어들고, 누가 어느 서랍에서 무엇을 가져갔는지는 나중에 맞춰보는 일이 된다. 작게 시작한다면 거창한 ERP보다 “서랍 단위 QR + 모바일 사용 기록 + 자동 보충/PO 초안” 정도가 더 현실적일 것 같다. 현장 기술자는 5초만 쓰고, 공급사는 격주 방문 전에 부족 품목을 알고, 고객사는 엑셀 첨부 대신 승인할 내역만 받는 식. 이런 회색지대 업무는 규모가 작을수록 그냥 사람이 메우는데, 반복 주기가 보이는 순간 소프트웨어가 들어갈 자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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